도서출판 담론(이하 담론)과 먹는언니컴퍼니(이하 먹컴)는 협업으로 선생님과 제주 컨텐츠를 만들고 있습니다. 이렇게 만든 컨텐츠는 담론에서는 책으로,  먹컴은 온라인으로 유통을 하고 있습니다. 

이 글, ‘우리가 만드는 조금은 특별한 자서전 이야기’에서는 왜 우리가 굳이 자서전을 만들게 되었는지, 다른 자서전과 다른 점은 무엇인지를 ‘대화’ 방식으로 알려드리고자합니다. 아, 물론 자서전도 인터뷰 방식을 사용하고 있어요. 왜 인터뷰 방식을 사용하는지는 담론의 김외솔 대표님의 글을 읽어보시면 좋아요. 


그리고 대화를 통해서 자서전의 구성과 홍보를 위한 팜플렛을 어떻게 만들고 있는지, 또 그것을 어떻게 컨텐츠화 시키는지를 ‘날 것’으로 보여드립니다. 마무리가 급하더라도 이해해주세요. 우리끼리 대화라 두서가 없는 것을 최대한 읽기 좋게 편집한거에요. :) 

팜플렛이 나오면 짜잔~ 공개하겠습니다. 



도서출판 담론이 만드는 자서전의 차별점

개인의 역사가 곧 시대와 지역의 역사다
인터뷰를 통해 의미있게 개인역사를 꺼내고 싶다


자서전 인터뷰 진행 중. (좌) 김순덕 선생님 (우) 김외솔 대표님




홍난영 : 

‘담론’에서 인터뷰 방식으로 자서전을 만드는 프로젝트를 하고 있습니다. 보통 자서전은 본인이 쓰거나 대필하는 경우가 많은데 왜 담론에서는 인터뷰 방식으로 자서전을 만들기로 했나요?

김외솔 : 

조선시대에 어떤 왕의 역사와 한 서민의 일대기 중에서 어떤 것이 더 가치가 있을까요? 저는 어떤 것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할 수 없다고봐요.  그런데 기존의 역사학은 중심성, 그러니까 왕 중심으로 역사를 연구했죠. 그럼 나머지는 역사적 가치가 없을까요? 그렇다고 볼 수 없죠. 요즘은 개인의 역사가 오히려 부각되고 있어요. 시작은 그거 같아요. 왕도 결국 인간이다. 


홍난영  :

그렇죠. 왕의 개인적인 이야기는 별로 쓰여지지 않았죠. 

김외솔 : 

왕도 똥을 쌌을테고, 코를 후볐을테고, 사소한 것에 삐지기도 했을텐데 그런 것들은 거의 기록되지 않았죠. 왕도 한 사람이라는 것에서 굉장히 멀어져버린 느낌? 그래서 선생님 중에는 ‘에이~ 내 이야기가 뭐... 내가 역사야? 내 삶은 별 볼일 없어’ 그러시지만 사실 김대중 대통령도 알고보면 일화 중에 유치한 것도 많거든요. 

* 현재 담론은 퇴임을 앞둔 교장선생님을 대상으로 자서전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홍난영 : 

그렇죠. 직업이 대통령일 뿐이죠. :)

김외솔 : 

한 개인도 충분히 중요한 역사의 한 순간이었어요. 그래서 그 이야기들이 후대들이 반드시 전해져야한다고 생각해요. 특히 그 지역에서는 말이죠. 다른 지역의 훌륭한 사람을 아는 것보다 우리 지역에서 나고 자란 사람들이 우리 지역에서 살았던 이야기를 아는 게 더 중요해요. 그 이야기들이 훨씬 우리의 삶에 영향을 준다고 봅니다. 


홍난영 :

그렇다면 기존의 자서전과 ‘도서출판 담론’의 자서전이 다른 것은 개인의 역사가 곧 시대와 지역의 역사라는 인식에서 출발한다는 것이네요. 

김외솔 : 

그렇죠. 


홍난영 : 

저도 ‘담론’의 자서전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도움이 되었던 것이 있어요. 그건 음식인데요, 특히 국수같은 경우는 제 관심사니까 쉬는 시간에 여쭤보곤 했죠. 김순덕 선생님께서는 자신의 출생지인 김녕에서는 돗제를 지내고나서 국수 대신 밥을 줬다고 하시면서 남쪽에서는 국수를 주는 것도 같더라고도 하셨어요. 실은 고기국수의 기원을 찾아보려 여쭤봤던 건데 오히려 밥을 주는 게 더 대접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를테면 제주에선 옛부터 곡물이 귀해서 쌀밥을 고운 밥이라 해서 ‘곤밥’이라 불렀잖아요. 그러니 제 추측이긴하지만 국수보다는 곤밥을 주는 게 진짜 대접일 수 있는거죠. 실제로 곤밥을 대접했는지, 조팝을 대접했는지까지는 못 여쭤봤지만 인터뷰를 통해서 제주의 식생활문화를 추론해내는 게 가능하겠다 싶었어요. 

김외솔 : 
 
그렇죠. 그런 건 주요한 질문 중의 하나로 넣어도 좋을 것 같아요. 



자서전을 구성하다

개인과 지역의 기억을 담아낼 수 있도록
구체적인 질문을 제시하다


홍난영 : 

그렇다면 이렇게 구성해보는 건 어떨까요?예를 들어 1부에서는 ‘내 인생의 10대 사건’으로 인터뷰를 하는거죠. 

김외솔 : 
 
아~ 굳이 시간 순서대로 하지 않구요?


홍난영 : 

중요도 순으로 해도 시간순으로 엮어도 되죠. 그리고 10대 사건에 관련된 사진나 소장품이 있으면 가져오시고... 

김외솔 :

열 가지 사건에 해당되는 건 소장하고 계시겠죠. 


김순덕 선생님의 어린시절 사진들




홍난영 :

2부에서는  제주에서의 열 가지 기억. 이런 식으로.

김외솔 : 
 
숫자를 넣으면 정리가 잘되요. 아예 항목을 예제로 주는 것도 좋겠네요. 음식, 집, 교통, 생활, 학교... 등등등. 


홍난영 :

그것도 좋은 방법이네요. 그래서 담론에서 자서전을 진행하면 본인의 인생도 정리되고, 제주의 옛 기억도 정리하게되니까 나에게도 의미있고 지역에도 의미가 있고. 두 마리의 토끼를 다 잡는 셈이네요. :D

김외솔 : 

목차로도 딱인데요? 내 인생의 10대사건, 제주의 기억. 이걸 조금 더 풀어서 설명하면 끌어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제 생각에 가족들 이야기는 굳이 넣지 않아도 될 것 같아요. 안 좋은 경우도 있을텐데 그런 경우는 좀 곤란하니까요. 


홍난영 :

그렇죠. 화목하기만 한 가정이 별로 없죠. 화목한 척 하는거지. :)
 
김외솔 : 

개인에 초점을 맞춰서 필요한 경우에만 넣는 식으로 진행하는 게 좋겠네요. 


홍난영 :

그것도 괜찮겠네요. 그리고 3부에서는 후대? 후대라고 하기는 그렇지만 여튼 후대에게 전하고 싶은 메세지 5가지나 10가지를 인터뷰하면 어떨까요? 여기서 자기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좌우명이나 철학들이 나올 수 있을 것 같아요. 

김외솔 : 

살아보니까 이건 중요하더라, 하는 것을 짧게 정리할 수 있겠네요. 그 다음에 4부에서는 성찰이 들어가면 딱 좋을 것 같아요. 인생 한 번 되돌아보면서 가장 후회스러운 일도 있었을거고 그런 걸로 착 마무리하면 뭔가 아름답게.:) 


홍난영 :  
 
성찰 부분은  조금 더 구체화시켜야할 것 같아요. 뭐라그럴까... 범위가 크다고 할까?

김외솔 :  

가장 후회스러웠던 기억, 아쉬웠던 기억, 선택을 다시 했었으면 하는 순간이 있었는지. 이런 식으로 전체적으로는 성찰의 분위기지만 구체적인. 

 

팜플렛 구성

이야기를 기반으로 팜플렛을 구성하다
더딘 진행이 대화로 확~ 풀렸다



홍난영 :

우리가 자서전 프로젝트 팜플렛을 만들거잖아요. 거기에 지금까지 이야기 나누었던 4가지 주제와 각각의 설명을 자세히 넣으면 어떨까요? 그리고 지금 이야기 나누고 있는 것도 조금 넣고. 

김외솔 : 
 
네. 총 4쪽으로 만들건데 그렇게 구성하면 괜찮을 것 같아요. 

홍난영 : 

자서전의 컨셉을 잡거나 팜플렛 문구를 정할 때 참 고민스러웠는데 이렇게 대화를 나누니 훨씬 잘 풀리는 것 같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