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외솔 대표는 제주에서 초등학교 교사생활을 7년정도하다 2013년 교육사업에 뛰어들었다. 1편에서는 2015년 도서출판 담론을 창업하면서 인터뷰 방식으로  ‘교원총서’를 만들기 시작하게된 부분부터 담았고 이번 2편에서는 교사가 되고 교육사업가로 변신하기까지의 이야기를 담았다. 


- 교사가 되기까지


홍난영 : 

외솔님은 어떤 삶을 살아오셨는지요? 이건 같이 일을 하는 사람 입장에서 궁금하기도 합니다. 태어나서부터는 아니고 원래 교사가 되고 싶었었는지부터 간략하게 이야기해주시면 될 듯 합니다.

김외솔 :

원래 고등학교 2학년 때는 신학대학 가려고 했었어요. 그런데 목사님도 반대하시고, 아버님도 반대하셨어요.


홍난영  :

원래 집 안이 기독교 집안이셨어요?

김외솔 :

기독교집안이라 태어날 때부터 교회를 다녔어요. 지금은 아니구요. 여러가지 이유가 있는데... 하여간 그 때는 그랬어요. 그런데 그 때 갔었으면 굉장히 후회했을 뻔했어요. :) 어쨌든 신학대에 가고 싶어서 당시에 자연반이었는데 인문반으로 옮겼죠. 모의고사볼 때 학교를 지원하는게 있잖아요? 그 때 썼던 데가 총신대, 연대 신학과... 

그런데 집에서 신학대를 굉장히 반대하셔서 가출도 했죠. 그래도 안되더라구요. 수능을 보고 대학입시원서를 아무데도 안냈어요. 아예 생각이 없었던거죠. 나는 대학 가는 게 의미가 없다. 그런데 아버지가 제주교대에 원서를 냈죠.


홍난영 :

동의없이요?

김외솔 :

네. 동의없이 내셨더라구요. 거기 떨어지면 그냥 떨어지는거였죠. 그런데 운좋게 붙었어요. 아버지로부터 ‘면접 날짜가 이 날이니까 그 날 가라’라고 통보받았어요. 저는 굳이 다른 할 일도 없어서 그냥 갔던 것 같아요. 그리고 대학 가서는 뭐... 잘 놀았죠.


홍난영 :

그러면 언제 교사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하셨나요?

김외솔 :

중간에 휴학하고 군대 갔다오고 3학년 때? 3학년 때 처음으로 장학금을 받았어요. 20만원인가? 30만원인가? 그래서 좀 철도 든 것 같고...


홍난영 :

군대가.... :)

김외솔 :

군대가 그런 의미인 것 같아요. :) 공부를 하다보니 재미있는 부분을 느꼈던 것 같아요. 그 때 실습도 나가면서 조금씩 교육이라는 것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 같아요. 그리고나서 대학 4학년 때 학생회를 하면서 다시 위기가 왔죠. 하지만 새학기가 오기 전에 방황을 끝내고 9월 1일에 독서실에 갔어요. 임용 준비를 하러요. 

시험이 11월이었는데 운좋게 붙었어요. 그 때 100명정도 모집에 한 20명인가 떨어졌을거에요.  정말 운좋게 붙었고, 바로 3월 16일날 발령을 받았죠.


홍난영 :

아~ 그 다음해에 바로 발령받으셨네요. 교사생활을 한 7년정도 하신거죠? 요 전에 페이스북에 보니까 애들 가르치는 걸 신나하시는 것 같던데요.




김외솔 :

그건 사람들이 그렇게 해주는거에요. :) 물론 저 나름대로도 재미있었어요. 6학년 담임을 2년 연속하고, 4학년 담임할 때도 나름대로 재미있었고. 학교 생활 즐거웠어요. 싫다는 느낌은 없었어요. 잘 맞기도 했었구요.


홍난영 :

몇 년도에 교사가 되신거에요?

김외솔 :

제가 2004년에 졸업을 했으니 2004년에 교사가 되었죠.


홍난영 :

그럼 7년을 하셨으면 2011년까지 하신거네요?

김외솔 :

쭉 한 게 아니라 중간에 6개월 휴직도 했었어요. 정확히 얘기하면 6년 반이에요. 그 때 박사과정 2년차 끝나고 그만뒀던걸로 기억해요. 저도 사람들이 물어보면 잘 기억이 안 나요. 몇 년도에 했는지.


홍난영 :

그럼 창업은 언제 하셨어요?

김외솔 :

2013년에 했어요.


홍난영 :

학교는 왜 그만 두시게 됐는지?

김외솔 :

그 때는 학교에서 좀... 학부모하고 문제가 있었어요. 아이도 아이였지만 사실 그런 일들은 학교에 심심치않게 일어나는 일들인데... 그런데 제가 그 때 많이 상처를 받았던 것 같아요. 그리고 그 때가 박사과정 공부를 하고 있을 때였고 이러저러한 것들이 결합이 되면서 그만두고 다른 의미있는 것들을 할 수 있겠다, 라는 근거없는 자신감이 들었죠. 


홍난영 :

그러면 교사생활을 하시면서 대학원을 계속 다니신거네요? 그건 어떤 의미가 있었나요?

김외솔 :

학교에서 생활을 하다보니까 뭘 아는 게 있어야되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발령받고나서 한 2~3년 지나서 석사과정에 들어갔어요. 마침 지도교수님도 괜찮은 분이 계셨구요. 그래서 석사는 그렇게 마쳤는데, 석사과정할 때는 사실 공부는 그렇게 많이 한 것 같진 않아요.


홍난영 : 

교육학인가요? 교육철학인가요?

김외솔 :

교육학이요. 그 즈음 제주교대하고 제주대학교이 통폐합되면서 처음으로 박사과정이 생겼어요. 박사과정 설치를 조건으로 통합이 됐거든요. 박사과정이 설치가 되니까 지도교수님도 본격적으로 공부를 좀 하라하셔서 3년을 다녔죠. 사실 박사과정 때 처음으로 교육학이 뭔지에 대해서 공부를 했죠.


홍난영 :

혹시 대학원을 다니시면서 현장과의 괴리감은 없으셨나요?


김외솔 :

저는 그래도 다행이었던게 지도교수님이 현장교사 출신이세요. 그러다보니까 엉뚱한 얘기는 안하고 소위 이론과 실제에 관해 연결을 많이 하려고 하셨죠. 그래서 그런 부분에서 매력을 많이 느꼈고, 그 때부터 생각이 많아졌던 것 같아요. 우리나라 교육에 문제가 뭔지, 그리고 학계의 문제는 뭔지, 교육학을 공부해도 실전에 와서는 전혀 소용이 없다는 이야기가 왜 나오는지...

그렇게 학업을 마치고보니까 더욱 선생님만 하면서 이렇게 있을 이유는 없을 것 같다, 할 수 있는 일들이 더 많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래서 결과적으로 학교를 그만두게되었는데 때 맞춰서 대학 강의 제안도 들어왔어요.


홍난영 :

아~ 교육학 쪽으로요?

김외솔 :

네. 그 때 갔던 게 강원대학교, 경북대학교에요.


홍난영 :

그러면 초등학교 교사를 그만두고 창업하기 전까지는 강의를 하신거네요?

김외솔 :

그렇죠.



- JK에듀케이션 창업, 그리고 시드랩


홍난영 :

2013년에 창업을 하셨는데 제가 아는 것만 3가지에요. JK에듀케이션, 시드랩(seed Lab.), 그리고 도서출판 담론. 이들은 하나하나 알아나가기로 하고 일단 어떤 계기로 창업을 하게되셨지 궁금하네요. 

김외솔 :

굉장히 엉뚱한 계기였어요. 예전에 같은 학교에 있었던 유치원 원감선생님이 전화가 와서 CD를 하나 만들어야된다는거에요. 그 땐 막연하게 교육사업을 해야되겠다고만 생각했었는데 이 참에 등록하자 싶었죠. 첫 매출이 150만원인가 그랬었어요.


홍난영 :

그 원감선생님은 왜 굳이 외솔님께 그런 부탁을 했을까요? 평소에 그런 종류의 스킬이 있으셨나요?

김외솔 : 

제가 컴퓨터교육과 출신이긴 하지만 그것보다는 학교에서 근무할 때 그런 자료 만드는거나 파워포인트로 만드는거나 이런 것들을 좀 했었어요.


홍난영 :

평소에 그런 것들을 도움을 주기도 했었나요?

김외솔 :

네 그렇죠. 그리고 대학원 과정할 때 학회 편집간사 맡으면서 학회지, 학회지를 업그레이드하는 임무를 수여 받았어요. 그 때 처음으로 인다지인 책 5권 사다놓고 맨땅에 헤딩하듯이 했죠.


홍난영 :

그거랑 비슷하네요. 군대에가면 미술학과 나왔으니까 족구장을 그리라고 하는 거 . :)

김외솔 :

시키는면 그냥 하는거죠. 군대에 있을 때도 한글프로그램을 아주 현란하게 배웠죠. 어쨌든 제가 창업할 때는 처음부터 교육사업에 대한 명확한 아이템이 있었던 건 아니었어요. 일단 하나씩 하나씩 하자 싶었죠.  제일 만만하게 할 수 있는게 학교 교육과정 관련된 편집이었는데  그건 못했고 결국 인쇄를 하게됐죠.

그러다가 연구보고서 등을 좀 더 체계적인 방법으로 내용이 의미가 있게만들어서 버려지지 않게 하겠다는 제안도 해봤는데 학교에서는 계속 기존의 관행대로 해오던 것이 있기 때문에 쉽게 바뀌지는 않았어요.


홍난영 :

그렇죠...

김외솔 :

그 때 제 학교 후배랑 이야기를 하게 되었죠.  그 후배가 마침 컴퓨터교육과 박사과정 졸업을 하고 소프트웨어 하나를 개발한 것이 있었어요. 그래서 그 후배랑 얘기를 하다가 아이템이 만들어졌죠. 후배가 만든 소프트웨어를 동작시키려면 하드웨어가 필요한데 그 하드웨어를 내가 마련을 하겠다했죠. 그 때 처음으로 중국 타오바오라는 걸 알게됐고.


홍난영 :

타오바오가 뭐에요?

김외솔 :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쇼핑몰이에요. 그래서 중국에서 하드웨어, 이를테면 아두이노 보드, 센서들, 이런 것들을 조금씩 수입하면서 물건을 어떻게 받아와야하는지를 익혔죠. 


홍난영 :

아, 이걸 직접 만드시는 게 아니네요. 

김외솔 :

네. 수입하는거에요.


홍난영 :

그럼 이것들을 조립하는거에요?




김외솔 :

조립해서 제어를 하는거죠. 조립한 것에 프로그램을 심는거에요. 얘가 컴퓨터에요. 8비트 컴퓨터. 그래서 블럭코딩이라고 간단하게 블럭으로 딱딱딱딱 맞추면서 좌로 가라, 우로 가라, 앞에 장애물을 만나면 후진을 해라, 이런 명령어를 여기에 심어요.


홍난영 :

그 명령을 어떻게 내려요.

김외솔 :

컴퓨터에서 블럭코딩으로 프로그래밍을 하고 조립한 것을 컴퓨터에 연결해서 자기가 짠 프로그램을 심죠. 우리 왜 컴퓨터 본체의 전원을 누르면 막 혼자 돌아가잖아요. 그게 다 프로그래밍이 되어있는거잖아요.


홍난영 :

네. OS같은?


김외솔 :

네. 그래서 여기에 딱 심고 건전지를 연결하면 얘가 그 프로그램에 따라서 돌아가요.


홍난영 :

그 프로그램을 애들이 만드는거에요?

김외솔 :

네. 그 프로그래밍을 할 수 있는 툴을 그 후배가 만든거죠.


홍난영 :

 아~~

김외솔 : 

이번에 박근혜 정부 들어오면서 소프트웨어 교육이 교육계에 화두였고 그래서 많은 업체들이 생겨났어요. 3D프린터 업체들도 그렇게해서 많이 생겨났구요. 그런데 다른 도구들을 보니까 학교 현장에서, 특히 초등학교에서 적용하기에는 좀 어려운 부분들도 있고 잘 안 맞는 부분들도 있더라구요. 그래서 저희는 이런 하드웨어를 조합하기 시작했죠.


홍난영 :

이거라면 애들이 재미있어할 것이라는 판단이 있으신거네요?

김외솔 :

네. 실제로 초등학생들이 재미있어했고 충분히 할 수 있더라구요. 


홍난영 :

그럴 것 같아요. 자기가 레고처럼 조립을 해서 움직이는 것도 자기가 원하는대로 프로그래밍하면 흥미롭죠. 
 
김외솔 :

그렇죠. 그래서 이 사업을 또 우연히 시작하게됐어요. 처음엔 이거 할 생각도 없었는데... 그래서 그 후배하고 지금 사무실을 같이 쓰자 그래서 그 친구가 보증금 500만원 내고 제가 연세 400만원을 내고 하게되었죠. 


홍난영 :

그러면 하드웨어는 늘어나고 프로그램은 계속 업그레이드 되겠네요?

김외솔 :

네. 업그레이드 되고 있어요. 앞으로 드론 같은 것도 할 예정이구요. 지금 이미 제주도 연구학교에서 10군데정도 보급이 됐고 중고등학교 동아리, 이런 곳에서도 어느정도 주문이 들어와요. 서귀포시에 있는 한 초등학교의 경우는 일주일에 한 번씩 제가 가서 2시간씩 교육을 해요.


홍난영 : 

직접 가셔서 프로그래밍은 어떻게 하는지, 조립은 어떻게 하는지를 알려주는거네요?

김외솔 :

그렇죠. 


홍난영 :

이 사업이 JK에듀케이션에서 진행하는 사업인가요?

김외실 :

사업 중에 하나에요.


홍난영 :

그럼 또 다른 사업은 무엇인가요?

김외솔 :

학교 출판 관련된 것들은 쭉 해오고 있고 그 다음에 각종 교구구입대행을 해요. 학교에서는 교수학습용 기자재에 예산이 책정되어있는데 제대로 활용하지 못해서 버려지는 물건들이 많아요. 그런데 선생님들이 교구에 대해서 쫙~ 데이터베이스가 있는 것도 아니니까요. 그래서 저희가 그런 것들을 미리 선별을 해서 소개를 하고 그 교구를 가지고 어떻게 활용할지까지 제공하죠.  활용 아이디어나 그런 게 없으면 다시 또 사장되기 십상이니까. 


홍난영 :

그러면 시드랩(seed Lab.)은 뭔가요?

김외솔 :

시드랩은 공작실인데 JK에듀케이션은 사업을 하기 위한 영리사업체고 시드랩은 비영리사업장이에요. 그래서 저 쪽 방에다 공구들을 다 갖다놓고 학생들이 누구나 와서 만들어보게하죠.  요즘 유행하는 무한상상실처럼요. 공구 등은 개인이 구매하기엔 부담스러우니까요. 아직까지는 제대로 운영이 안되고있지만 그런 것들을 같이 구현을 하고싶어서 시드랩이라는 비영리 사업장을 만든거죠.


홍난영 :

나중에는 시드랩도 더 커질 수 있는거네요? 정말 놀이터처럼.


김외솔 :

그렇죠. 부모들도 같이 와서 함께 할 수도 있구요.  사실 부모들이 요즘 소프트웨어에 대해 관심이 많은데 뭘 어떻게 해야할지 잘 몰라요. 그래서 그런 것들을 염두에 두고 시드랩도 같이 시작을 하게됐습니다. 


홍난영 : 

흥미로운 교육사업을 하고 계시네요. 시드랩도 활성화되면 아주 멋지겠어요. +_+


JK에듀케이션 : http://jkeducation.co.kr 

이후 인터뷰 방식으로 제작되는 교원총서(가) 이야기를 보시려면 아래 링크를 참고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