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로 이사온 언니들이 뒤늦게 콧바람을 쐬기 시작했다. 

이 언니들의 공통점은 '내 청춘이 내 것이 아니었소’라는 것. 덕분에 마흔 줄에 들어서야 소소한 여행을 즐길 수 있게 된 언니들. 그녀들은 콧바람을 쐬면서 무엇을 즐기고 무엇을 느낄까?




비양도를 한바퀴 도는 건 마라도를 한바퀴 도는 것과 거의 비슷하다. 문어라면 가게 사장님의 말에 의하면 비양도가 조금 더 크다던데… 어쨌거나 마라도도 예뻤지만 마라도의 비양도는 또 다른 예쁨이었다. 예전에 갔던 ‘한담해변산책로(혹은 장한철산책로)’를 확대한 기분? 아마도 기기괴괴한 모양의 바위들이 많아서 그럴 것이다. 

먹는언니 : 아니, 왜 이리 미역들이 떨어져있는거야?

요술상자 : 그러게. 진짜 웃긴다. 

먹는언니 : 주워가면 안 되나? 버렸다고 봐도 되는건가? 으히힛. 

비양도 한바퀴를 돌면서 말린 미역이 두루두루 떨어져있었다. 어떤 것은 바스라져 흩뿌리듯, 어떤 것은 꽃다발처럼 뭉텅이가. 알고보니 미역을 말리고 회수해가는 과정에서 드문 드문 흘린 것 같았다. 


먹는언니 : 저거 미역국 끓여먹을 수 있는건가? 아 은근 욕심나네.

요술상자 : 그냥 가자. 나중에 주우러 오실지도 모르잖아. 





걷기도 편하다. 물론 비양봉을 오를 수도 있으나 일단 패스. 그냥 걷는 걸로 만족하자. 언젠간… 언젠간 오를 날이 있겠지. 언젠간… 




▲ 코끼리 모양이라 코끼리 바위. 어깨가 떡 벌어진 것이 거의 맘모스급이다. 맘모스를 본 적이 있는 것처럼 말하지만… 만화책으로 봤다. 



펄랑못


먹는언니 : 이게 연못이라고? 이렇게 작은 섬에도 연못이 있네. 희한하다… 

요술상자 : 물고기는 사나?

먹는언니 : (물 밑을 들여다보며) 있긴 있네. 잔챙이들. 우와~ 고동같은 게 엄청 많아

요술상자 : 우와~~ 깔렸네 깔렸어



민박집 앞에 있던 생선 말리는 공간. 낚시도 못하면서 갖고 싶었다. 




비양도에서 제주를 바라보니 기분이 묘했다. 가까워보여도 풍랑이 일면 배가 다니지 못한다. 비양도 사람들은 제주도를 보고 제주도 사람들은 비양도를 본다. 

제주에서 비양도를 바라보는 입장에서 매력적인 곳이다. 소풍가고 싶을 때 오면 좋겠다. 배도 타고 라면도 먹고 커피도 마시고 한바퀴 돌고~